오큘러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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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0

 

초반부터 '아, 졸려...' 였지만 거울이 모든 상황을 조종한다는 게 꽤 흥미로웠다. 보면서 왠지 슈내에 어울릴 법한 스토리라는 생각도 들었고. 만약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들게 된다면 슈내에 한 번 채용해서 딘샘이 결국 이 거울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주면 괜찮을 듯. 게다가 영화 결말이 매우 찝찝하게 끝났다! 내가 봐온 몇 안 되는 공포영화들은 대부분 사건이 해결돼서 초자연적 현상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거나, 인간인 주인공측이 이겨서 끝난 게 대부분이었는데 이 영화는 정말 찝찝하게 끝나버렸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결말을 쓰진 않겠음) 지루한 시작에다, 귀신이 나와도 별로 안 무서웠는데 의외의 결말이 맘에 들었다. 그래서 슈내에 나오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러닝타임도 짧고 찝찝한 결말이 생각 외로 강렬해서 심심풀이 땅콩격으로 보기엔 좋은 영화 같다.

 

그래도 내가 공포영화를 안 보는 이유인 혐오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나와서 기겁했다. 난 공포영화를 귀신이 나와서 무서워서 싫다기 보다는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장면이 많이 나와서 싫어한다. 이 영화에서도 여자주인공이 사과인 줄 알고 덥썩 베어 문 백열전구 때문에 와작와작 유리 씹어먹는 소리에다가 입이 온통 피투성이인 거 보고 매우 기겁했다. 사실 거울이 주인공을 교란시키려는 환각이었지만. 과거회상씬에서 주인공들 아빠가 손가락에 붙여놓은 밴드를 갑갑해서 떼어내려는데 안 떼어져서 핀셋 같은 걸로 떼어내려다가 손톱 빠지는 장면도 개기겁 ㄷㄷㄷ 밴드가 안 떼어지는 것도 환각이어서 멀쩡한 손가락에 핀셋질 하다가 손톱 아작ㄷㄷㄷㄷ 어휴 징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