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호르몬 주사 끝

diary
2022.05.31

드디어 6개월의 대장정이 끝났다ㅠㅠㅠㅠ

쉬운 듯 어려운 듯 빨리 간 듯 느리게 간 6개월이었어....!!

 

난 작년 12월 중순 자궁내막증-난소낭종으로 복강경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재발방지를 위해 6개월간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았다.

이 주사는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주사인데

쉽게 말하자면 인위적으로 ''갱년기''처럼 만들어준다.

왜냐하면 여성호르몬이 자궁내막을 비대하게 만들어

내막증을 재발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병은 재발률이 높아서 수술을 해도 50%가 재발,

호르몬치료를 해야 비로소 재발률이 5% 정도로 떨어지기 때문.

(그럼에도 홀몬치료 후 재발했단 글을 몇개 봤다ㅠㅠㅠㅠ)

 

수술 후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호르몬주사 후기는 생각보다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냥 주사기 때문일까....?)

그래서 기록용으로 써보기로 한다.

 

나는 작년 12월 말에, 수술 후 약 13일 후부터 맞기 시작해서

한 달에 한 번씩 6회 동안 이 주사를 맞았다.

주사는 배에 맞는데, 호르몬주사 후기를 못 봐서 배에 맞는 것도 몰랐다(...) 주사 맞는 당일에야 알았음

배에 맞으니까 당연히 아프다.

주사 맞은 후 그 날 내내 배가 뭉친 것처럼 아프다.

솔직히 하루 쉬어야 됨(배 접힐 때마다 멍든 것처럼 아프기 때문에)

다행히 나는 회사에서 배려해 준 덕분에 주사 맞는 날은 바로 귀가해서 무리하진 않았음

 

이 주사는 강제로 ''''갱년기'''' 현상을 일으키므로 장단점이 존재한다

 

장점

1. 생리가 멈춘다 ★★★★★

>>> 이 주사의 최대 장점이자 거의 하나뿐인 장점... 주사 맞은 후 약 1달 후부터 생리가 완전히 끊기는데 생리 없는 삶=이렇게 편하다니...!!!! (원래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생리를 갑자기 안 하게 되면 안 하게 되는대로 병 있나 고민하게 되는데 이 경우는 특수한 상황이라 걱정이 전혀 안 됨) 생리대에서 탐폰으로 옮겼을때도 신세계였는데 아예 생리를 안 하는 건 신세계 그 이상이다. 그냥 생리를 앞으로도 안 하고 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생리를 안 하니까 생리용품을 안 들고 다녀도 되고, 생리용품을 안 들고 다녀도 되니까 가방이 가벼워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가방을 안 들고 다니게 됐다 ㅋㅋㅋㅋ 이제 회사 출근할 때도 가방 안 들고 다니는 대담함까지 보인다(...)

 

2. 생리주기에 따른 변화가 없어짐 (ex. 성욕폭발, 식욕폭발 등)

3. 갱년기를 겪는 엄마의 심정이 이해됨

>>> 엄마와 갈등을 겪는 주변 친구들에게도 엄마한테 잘해주라는 조언을 할 수 있게 된다...ㅎ

 

생리를 안 하는 크나큰 장점이 있지만 그것보다 단점들이 좀 심각하긴 하다 ㅎ,ㅎ

 

단점

1. 갑자기 더위(여름의 더위와는 다르다!)를 시도때도 없이 느끼게 되고 체온조절에 어려움이 생긴다

>>> 50대 이상 갱년기를 겪는 엄마들이 성격이 나빠지는 이유..... 여성호르몬은 부가적으로 체온조절의 기능을 하고 있는데, 갱년기라 여성호르몬이 극단적으로 적어지는 상황이 오면 체온조절이 안 돼서 막 더워진다. 여름철 더위를 느끼는 것처럼 더운 게 아니라 몸에서 화산폭발하는 것처럼 갑자기 더워지면서 온몸에서 식은땀을 표출한다. 평소에 땀이 없는 사람도! (그게 바로 나) 그러다가 갑자기 추워짐...ㅋㅋㅋㅋㅋㅋㅋ 몸이 갑자기 핵더워지면서 땀 나는데 성질 안 버릴 수가 없다. 호르몬(억제)주사를 맞는 경우에도 당연히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므로 이 부작용이 발생한다ㅠㅠ  나의 경우 이 현상이 주사 3회차 이후 발생했다ㅠㅠ

 

2. 몸이 더워지므로 잠도 설친다

>>> 여름에 열대야로 잠 못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몸이 더워지는 건 시와 때를 가리지 않으므로 잠 잘 때도 당연히...ㅠㅠ 선풍기를 초봄부터 틀고 자게 됨. 이조차도 3번 깨는 걸 1번 깨는 정도로 줄여줄 뿐 완전한 숙면 취하기는 정말 힘들어짐ㅠㅠㅠ 매일 피곤하다ㅠㅠㅠㅠㅠ

 

3. 살이 찐다

>>> 생리직전 식욕폭발과는 좀 다른데, 배가 부른 데도 배부름을 무시하고 계속 먹을 수 있는 느낌? 현재 약 5kg 정도 쪘다....ㅎ 배 나온 것 때문에 숨 쉬기 힘들어서 운동 시작함ㅋㅋㅋㅋ (그렇기 때문에 호르몬치료를 시작했다면 바로 운동도 함께 시작해야 한다^.ㅠ)

 

4. 우울감이 온다

,,,고 주사 맞기 전에 의사/간호사 선생님이 언급해주기는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심각할 정도의 우울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근데 한번 우울감이 오면 (주사 맞기 전보다) 더 심하고 세게 극단적으로 오긴 했다.

 

뭐, 대표적으로 알려진 갱년기 증상들이 거의 다 온다고 보면 된다.

 

이 주사는 보통 6회 정도를 맞는 것 같다.

이후에 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1회에 약 4만원 후반~5만원 초반대. (**실비라도 보험이 꼭 있어야 한다)

 

이제 3개월 후에 예약을 잡았는데 앞으로는 재발여부를 확인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