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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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5

 

튜더스의 헨리 카빌이냐,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이냐를 막판까지 고민했지만, 튜더스 다 보자마자 헨리 카빌 수퍼맨 캐스팅 소식을 듣고 봐야겠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맨옵스틸을 선택했다.

 

수퍼맨 리턴즈를 봤을 때는 전후사정 하나도 모르고 그냥 봤던 터라 수퍼맨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는데, 맨옵스틸의 맨 첫장면이 크립톤 행성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물론 그 이야기가 그리 재밌지는 않았지만, 친절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런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이후부터 현재와 회상씬이 왔다갔다 하는데 전후 맥락을 되짚기도 전에 회상씬이 덜컥 나오거나, 현재로 넘어와도 갑자기 시간을 뛰어넘어 특정 사건이 튀어나오거나 해서 이야기가 막 통통 튄다. 그렇다고 그 통통 튀는 각각 이야기들이 매끄러웠던 것도 아니고-_-. 편집도 무슨 눈에 띄는 키프레임 몇 개를 그냥 붙여놓고 열거해 놓은 것 같아서 보면서 따라가기 불편했다.

 

그 각각 이야기들이 재밌었으면 편집도, 구성도 다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정말... 이야기에 고저가 전혀 없다. 전반부, 중반부는 이야기를 쏟아내느라 바빠서 무슨 클락 켄트 다큐보는 듯한 느낌. 평 좋은 후반부 액션? 후반부는 액션만 그냥 냅다 들이붓는다. 수십, 수백채의 건물들이 수퍼맨과 조드의 주먹질에 날아가는 걸 보고 있다 보면 이게 수퍼맨 이야기인지 건물 부수는 영화인지 헷갈릴 정도. 전반부, 중반부에 침잠돼 있던 분위기를 후반부에 액션을 들이부으면서 띄워보려 했겠지만 그 액션마저도 계속 들이붓다보니 별 감흥이 없어지는 게 흠이었다.

 

좋았던 건, 역시 잭 스나이더 감독 답게 영상미, 한스 짐머의 음악, 시원시원한 액션. 이 세 가지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