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덕의 소치

diary
2015.10.09

엄마가 양말을 얻어왔는데 아는 보살님(...-_-)이 꼭 나보고 신으라고 했다면서 1년이 넘도록 강요를 하고 있다. 양말 자체는 그냥 엄청나게 평범한 양말인데 자꾸 그 보살님인가 뭔가가 나보고만 신으라고 했다고 하니 뭔가 께름칙한 게 만지기도 싫어진다. 왜, 청개구리처럼, 막 하라고 하면 정작 하기 싫어지는 것처럼.


사실 난 무신론자에 가까운 인간이다. 난 종교에 대해, 어딘가에 의지하고자 하는 인간이 애매모호한 설정으로 "신"이라는 가상의 형태를 만들어서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종교 자체를 비호감으로 여긴다던가 취좆하는 건 아니고, 믿는 건 자유니까 날 간섭한다던가 종교강요하는 짓만 안 하면 오케이. 실제로 어릴 때 경험과 최근의 인상 때문에 가톨릭과 불교에는 조금 호감인 편이긴 하지만..... 유명한 절의 고매한 스님도 아니고 어디 출신성분(?)도 모르는 보살인지 땡중인지가 하는 말을 내가 왜 믿어야 하냐는 거지.


거기다가 양말 얘기를 하면서 엄마가 우리가족의 건강과 나의 앞날을 위해 가끔 돈도 줬다고 하니까 더 화가 나는 것이다. 믿는 건 자유지만, 그 믿음 때문에 아무 보장도 없는 곳에 쌩돈을 줬다니! 내 잘못이지 뭐. 나 잘 되라고 엄마가 그러고 다녔다고 생각하니까 참.. 속이 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