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10주년

diary
2018.08.10


도메인 연장을 했다.

어차피 요즘 블로그 거의 영화기록장(...) 수준으로 전락해버려서 그냥 도메인 없애버릴까 싶었는데... 도메인값 그리 비싼 것도 아니라서 일단 1년 더 연장해봤다. 근데 결제하고 나서 그냥 없앨걸 하고 바로 후회중ㅋㅋㅋㅋㅋㅋ 일단 올해까지는 유지하고 슬슬 도메인 없앨 준비를 해야겠다.


10주년이다.

딱히 뭐가 없다.... 일기글들 하나씩 다 봐가면서 정리하려고 일단 비공으로 돌려놨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도 힘들다. 올해 시작할 때 블로그 10주년 기념으로 이벤트라도 해야하나 싶었는데 어차피 여기 들어오는 사람 나밖에 없잖아...? 내가 제일 많이 들어오잖아....? 블로그를 10년 동안이나 유지한 나한테 이벤트를 해야할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너무 더우니 나중으로 미루도록 한다.


블로그가 사양세인지 내가 적질 않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점점 지날수록 내 생각을 내비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고 어려워지고 있다. 딱히 얘기할만한 일상의 순간조차 없기도 하고 말이다. 차라리 일기라도 잘 썼으면 방문자가 좀 늘었으려나? 어쩐지 볼 것 없는 쓸데 없는 것들로만 2,000개 쌓인 곳에 이끌리게 한 것 같아 면목이 없다.

시간이 그새 이렇게 많이도 지났다. 지난 10년 전의 나는 막 껍질을 깨고 나와 사회라는 곳의 문턱을 디뎠던 때였다. 그때보다 좀 더 나아진 내가 됐냐고 묻는다면, 글쎄, 잘 모르겠다. 흠, 그때보다는 조금 더 신중하고 철이 들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때보다는 과감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땐 들이대는 걸 꽤 잘했던 것 같은데ㅋㅋㅋㅋ 지금은 그냥 머무르고 싶다. 이대로 움직이고 싶지 않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도 않고 뒤로 물러나고 싶지도 않다. 나서는 건 딱 질색이 됐다. 이게 어른이 되는 과정인가 싶다. 별로 어른이 되고 싶진 않지만.


앞으로의 10년 뒤, 음, 티스토리가 그때까지 있을진 모르겠지만 (중간에 없어질 것 같았는데 적어도 티슷이 10년 이상은 있어주었다. 와우!) 10년 뒤, 20주년에 이곳에 또 한번 소회를 적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 부디 없어지지 말아줘, 티스토리.



앱팹의 10주년을 축하합니다. 더불어 신화의 20주년도!

2008. 8.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