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필요하다

diary
2015.05.12

어느 날 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어서도 안 되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게 보여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이성적으론 납득했다. 그럴 수도 있잖아. 그럴 때가 됐으니까. 당연하잖아.

하지만 도무지 인정할 수 없었다. 충격이었다. 너무나 쇼크여서 가만 있어도 자꾸 그것만 생각났다.

아무렇지 않은 듯한 그 사람의 얼굴만 보면 불편해졌다. 행동 하나하나가 따갑게 여겨졌다. 솔직히 말도 걸고 싶지 않다. 그냥 눈에 안 보였으면 좋겠다.

 

이 안고 있는 엄청난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놔야 했다. 괜찮을 것 같은 친구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 친구는 시험을 준비중이었다. 연락하는 게 미안하지만 솔직히 그 고민에 대해 털어놓을 사람이 그 친구밖에 마땅치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그 사람을 간접적이나마 알기 때문에 잘 모르는 친구에게 털어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만남은 결렬됐고 그 고민은 시한폭탄처럼 내 뇌리를 감싸고 있다.

 

누가 시켜서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해야했다.

가만히 전화를 받은 그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솔직히 어떤 식으로든 얽히고 싶지 않고 마주하는 게 불편하다.

그런 게 아닌 걸 머리론 알면서도 내가 알던 그 사람의 순수성이 훼손됐다는 게 내 가슴을 쳤고 그 상처는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아 있다.

 

미안하고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걸 알지만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