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부 볼 때까지도 감동적인 영화라더니 역시 나랑 멜로물은 전혀 안 맞는 것인가, 평소엔 안 그런 것 같으면서도 왜 멜로물 앞에서만 나는 시니컬한 인간이 되는 걸까, 라며 자책 아닌 자책(..;)을 했는데 역시 끝까지 다 봐봐야 아는 법이네. 맨 마지막에 독서카드 뒷면 보여주면서 몰려오는 그 진한 여운이, 와-. 이래서 이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는 구나 싶었다. 극장에서도 엔딩 크레딧 올라가자마자 상영관 나오는 편인데 오랜만에 엔딩크레딧이 계속 올라가는데도 그 여운을 계속 느껴봤다.
한편으론 남자 이츠키 진짜 개개끼다. 어렸을 적 첫사랑 못 잊어서 얼굴 똑같이 생긴 사람 가슴에 대못 박을 뻔. 심지어 죽어서도 못 놓게 만들고. 정말 나쁜 놈이네. 그러면서도 아 히로코 성격 진짜...; 착한 건 좋은데 나는 저런 성격 진짜 싫어해서... 보다가 질릴 뻔 했다. 나카야마 미호가 1인 2역한 다른 역인 여자 이츠키 성격은 발랄하니 괜찮은데, 같은 사람이 연기한 히로코는 너무 착해 빠져서 답답 터질 것 같고... 옆에서 자꾸 부추기는 유리공 만드는 선배인가 뭐시기도 죽은 사람 못 잊어 하는 사람 좋아하는 거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고, 감정 없어 보이는데 자꾸 좋다고 들이대니까 내가 다 짜증나기도 하고ㅋㅋㅋ 여자 이츠키 회상씬에 나오는 동급생 이와세? 란 친구도 웃기고 하여간 영화 속 캐릭터들이 다들 이러저러하게 톡톡 튀는 캐릭터들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츠지 히토나리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에서도 느꼈지만 일본에서 "편지"는 참 낭만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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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는데 나카야마 미호가 츠지 히토나리랑 결혼했다가 올해 이혼했다고 한다. 러브레터 보면서 츠지 히토나리 책이 생각난 건 사실이지만 또 이렇게 인연이 있었다니..!
내가 알기론 나카야마 미호가 <사요나라 이츠카> 여주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전 남편(당시엔 이혼 전이니 그냥 남편) 원작소설의 영화버전 여주인공을 맡았던 거로구나.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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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면서도 송윤아 닮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 사진 찾아보니 나카야마 미호 정말 송윤아랑 닮았어...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