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3/29, 일본 후쿠오카

diary
2015.03.30

* 여행을 거의 해보질 않아서 팁 같은 거 없음. 사진도 잘 못 찍어서 사진도 별로 없음.

 

해외여행은 항상 부모님끼리만 다녔는데, 이번 일본여행은 동생도 같이 가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끼게 되어 가족여행이 됐다. 나이대가 좀 있으신 어르신분들이 가는 패키지여행이라서 주로 온천지역을 많이 도는 여행이었다.

 

첫째날

 

...은 부산에 있었다. 승선은 저녁 7시 반인데 집에서는 아침 8시에 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이렇게 일찍 가야 하죠? 는 이미 다 정해진 패키지여행이라 나 같은 짬찌는 찌그러져 있어야즤(._. ) 해운대, 동백섬, 용두산타워 정도 돌았다. 중간에 점심으로 꽃게탕을 먹었었는데 정말 맛 없었다. 그리고 부산항으로 이동하여 승선준비. ...는 3시간 기다렸음. 햇살은 따뜻했지만 바닷가라 바닷바람이 차가워서 덜덜 떨면서 로비에서 시간을 허비. 아니 왜 이렇게 빨리 와서는 이렇게 떨어야 하냐그ㅠㅠ 그러다가 가이드님도 합류하여 드디어 출국수속을 하는데, 돌아오면서 입국수속한 거랑 생각해보면 출국수속이 훨씬 까다로웠다. 게다가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어떤 아저씨가 세관에 걸리는 바람에 장내 분위기도 별로 안 좋았고... 수속 마치자 마자 면세점이 반기는데 딱히 살만한 건 없었다. 그냥 뭐 있나 구경하는데 같이 여행 간 이모님이 더페 대나무 수분크림을 사주셔서 뜻밖에 득.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카멜리아 라는 배에 승선했는데 이 배가 일본 배라 함. 안에서는 엔화만 쓸 수 있고 배 안 텔레비전에선 한국방송보다 일본방송이 더 많이 나온다. 배 안에 온천도 있다! 대중목욕탕을 중딩 이후로 거의 이용하지 않던 나도 탕을 즐겼다. 근데 물이 별로 안 맞았던지 아침에 일어났더니 얼굴에 뾰루지 올라옴ㅠㅠ 승선은 7시 반에 했지만 출항은 10시 반(...);; 배는 일본으로 고고씽 하면서 하루 종일 의외로 추웠던 부산바닥을 돌아다니느라 힘들었던 나도 취침!

 

둘째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카타 항에 이미 도착한 뒤였다. (사실 새벽 3시쯤이면 도착하는데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7시까지 항에서 대기한다고.) 빠르게 입국심사를 거치고 하카타항에서 버스를 타 아소산으로 이동. 원래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가는 건데 작년 12월에 분화하는 바람에 주변을 돌면서 분화하는 아소산을 구경만 했다ㅋ 이것도 사실은 근처의 원숭이쇼로 대체하려다가 같이 간 아저씨들이 화산 보고 싶다며 징징대는 바람에 그대로 진행하게 된 거.

 

 

 

* 사진이 뭔가 안개낀 것처럼 뿌연데, 아이폰 뒷부분의 필름을 벗기지 않아서 그러함;

 

점심은 아소산 근처의 우동가게에서 우동과 갓(이곳의 특산물이라 함)을 넣은 오니기리. 가게 이름은 한자를 몰라서 잘 모르겠고, 저 우동의 면이 특이하게 칼국수 면보다 폭이 넓은 면인데, 가이드님께 여쭤보니 아소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면이라고 한다. 새우튀김과 각종 튀김이 따로 곁들여져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 일본식 튀김우동이라 하면 우동에 튀김이 이미 얹어져서 나오지만 원래는 따로 나오는 튀김을 우동에 넣고 먹는 거라고 한다. 옆에 갓을 넣은 오니기리는 짰다. 가이드님 말씀이 한국 사람들은 일본 음식이 양이 적고 맛이 싱겁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일본 음식은 결코 양이 적지 않고 섬나라라서 굉장히 짜게 먹는다고 한다. 실제로 저 오니기리 매우 짰다;; 양도 많았다. 우동+오니기리 합치면 1.5인분 정도. 그래서 우동은 다 먹었는데 오니기리는 결국 남기고 왔다.

 

 

 

아소 협곡 관광열차를 타기 위해 다카모리역으로 이동. "관광열차"라고는 하지만 관광객만 타는 완벽한 관광열차는 아니고, 일본인들도 타는 그냥 평범한 노면열차였다. 아주 작은 시골 역을 연상케 했는데(실제로도 시골이지만;)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고(사실 시골이라서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길 가는 일본인들을 보기 힘들었다)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역이었다. 역에는 뒤태가 포동포동한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사람 손을 얼마나 많이 탔는지 우리가 역에 오니까 가까이 와서 만져 달라고 막 울고 애교 떨고 아주 난리였다 ㅋㅋㅋ 근데 가이드님이 들고양이라고 만지지 말라고 하심.

 

 

열차에서 찍은 아소 협곡. 작은 열차에 한국인 관광객 90%, 평범한 일본인 10% 정도 탔었는데 이 협곡 나오자마자 다들 핸드폰 들고 사진 찍고 와~~~ 하고 난리가 아니었는데 일본인들은 어케 생각했을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다카치호 협곡도 갔었는데, 주상절리도 있고 아주 깊게 파인 계곡으로 사람들이 보트도 타고, 올라가면 연못에 상어잉어라는 내 팔길이보다 긴 고대어도 있고 볼만한 곳이었다.

 

 

깜박하고 거의 다 먹고 나서 찍었다..;; Joyfull 이라는 체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햄버그 스테이크를 저녁으로 먹었다. 햄버그 스테이크는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돈가스 종류는 570~590엔이었던가, 그냥 저냥 저렴한 식당이었다. 햄버그 스테이크는 스테이크 자체는 부드럽고 괜찮았는데 역시 소스가 엄청 짰다!

 

 

왜 이 사진만 작게 찍혔지?;; 저녁을 먹고 호텔로 이동. 유카타라는 걸 처음 입어봤다! 온천호텔이라 대충 짐 정리하고 온천 ㄱㄱ 노천탕도 가봤는데 존좋♡

 

셋째날

 

둘째날 저녁부터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간다 싶었더니 셋째날 아침에 결국 설사를 진정시키는 약을 먹었다..ㅠㅠ 원래도 가끔 이러는데 하필 여행가서 터지다니... 젠장젠장. 여전히 약간은 배가 불편했어도 호텔 조식뷔페를 먹으러 내려갔다. 그런데 먹을 게 없었다...; 일본에서 일본식 조식뷔페라 어쩔 수 없지..ㅠ 그냥 스프에 모닝빵 두어개 찍어먹었다.

 

 

유후인으로 이동~ 사진 찍은 게 없어서 셀카로 대체(...) 뒤에 보이는 풍경이 유후인의 긴린코 호수. 햇살이 비치면 호수의 물고기 비늘이 금색으로 반짝반짝 빛난다고 해서 긴린코라고 붙였다 한다. 사실 여기서 호수는 그냥 그렇고, 호수로 가는 길인 유후인 골목이 더 볼거리가 많고 유명하다. 유명하다는 벌꿀 아이스크림(360엔, 입구에 있는데다 매우 유명해서 줄이 엄청 길다!), 금상 고로케(160엔, 일본 요리대회에서 금상을 타서 금상 고로케라고), 롤케이크를 어쩌다 보니 전부 먹어봤다. 벌꿀 아이스크림은 뭐 그냥저냥 그랬고, 금상 고로케는 안에 다진 고기가 들어있는 고로케인데 역시 그냥 저냥 맛있었다. 근데 두 개 먹으면 좀 질릴 듯. 롤케이크는 원래는 유후인역?의 롤케이크 가게가 유명하다는데 여기서는 고에몬의 롤케이크가 맛있다고 (가이드님이) 말해줘서 거기서 사먹었다. 참고로 고에몬은 골목의 끄트머리에 있다. 미니 바움쿠헨 한 조각씩 따로 포장돼 4개로 묶어져 있는 걸 사먹었는데 다른 롤케이크는 한국에 선물용으로 사갈 순 없지만 이건 방부제가 안에 들어있어 선물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많이 달지 않고 부드러운 것이 아주 맛있었다! 선물용으로 더 사지 못한 게 아쉬웠음ㅠㅠ

 

 

이게 그 금상 고로케. 뜨끈뜨끈할 때 바로 먹으면 더 맛있겠지만, 아침에 설사병을 앓는 바람에 바로 먹지 못하고 저녁에서야 먹었다.

 

 

점심은 고기 뷔페에서 야키니쿠를 먹었다. 원래 내가 고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 아침의 설사병의 여파로 몇 점밖에 먹지 못하고 구경만 해야 했다. 그리고 사실 가기 전에 야키니쿠를 굉장히 기대했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영 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기를 씹는 맛으로 먹는데 여기 고기는 대패 삼겹살보다 더 얇은 고기라 별 맛도 안 느껴지고 소스맛으로만 먹기 때문에 먹는 재미가 없었다. 소스는 맛있었지만.

 

뱃부로 이동해서 가마토 지옥으로 고고씽. 이 전까지는 사람들이 엄청 붐비는 정도가 아니었는데 (유후인은 상점골목이라 사람들이 많았지만 가마토 정돈 결코 아니었다!) 가마토 지옥은 아주 그냥 사람들이 너무, 너~~무 많아서 움직이기가 힘들 정도였다.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도 아주 아주 많았다. 여기의 명물인 6개의 각기 다른 온천을 쓱쓱 둘러봤다. 이 온천 전용 가이드가 한국인들에게 담배를 이용한 쇼를 보여주는데 이게 좀 재밌었다. 보여줄 때마다 어눌한 한국어로 "우와 신기하네~"라 하는데 개웃김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많이들 산다는 유노하나 원액도 샀다. 그리고 나서 가마토 지옥 아래에 있는 유노하나 재배지도 갔었는데 여기는 뭐 그다지 볼 게 없으므로 설명 패스.

 

일정을 마치고 유황온천으로 유명하다는 료칸에 묵게 됐는데 방 당첨을 잘못 받아서 히터가 고장난 방에 묵게 됐다. 히터가 고장나서 석유난로를 갖다 놨던데 자다가 석유냄새에 질식해서 다음 날 못 일어날(...) 것만 같았다. 안 되는 일본어와 손짓 발짓, 표정, 몸짓을 총동원해서 직원들에게 어필했지만 료칸 직원들은 그냥 난로 키고 자라고 하고, 냄새 나면 창문 열어놓으라고 하니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서로 답답해 하기만 했다. 안 그래도 추운데다 산 속인데 어떻게 문을 열어 놓겠냐고;;;;; 방바닥이 지글지글 끓는 온돌바닥 생활을 하는 한국인을 딱딱한 다다미방에서 자는 일본인이 어케 이해를 하겠냐만은. 거기다가 풀방이라 방을 바꿔줄 수도 없다고 하니-_-....; 대충 미안하다고만 하고 세심한 주의가 없음이 조금 아쉬웠다. 고장 났으면 미리 고쳐놓던가 아니면 다른 방을 준비해놓고 그 방엔 손님을 받지 말았어야지...=_=

 

 

 

이 료칸은 대게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인지 식당 여기저기에 대게 데코레이션을 해놨더라. 저녁식사도 각종 대게 요리와 대게 샤브샤브. 원체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이곳의 대게 요리는 맛있게 먹었다. 오히려 아침의 설사병의 여파로 많이 제대로 먹지 못한 게 아쉬웠다ㅠㅠ

 

유황온천이 나오는 곳이라 이곳에서 나오는 물이 전부 유황온천물이었다..; 방의 세면대의 물도 유황온천물이라 물 틀면 유황 특유의 삶은달걀 냄새가 진동ㅎㄷㄷㄷ 밑에 온천에도 가봤는데, 여기는 둘째날 호텔의 온천보다 물이 더 뜨거워서 대충 씻으면서 물 끼얹기만 하고 탕엔 들어가 보지 못했다. 물이 좋다고 연신 강조한 가이드님의 말씀대로 끼얹기만 했는데도 나중에 바디로션을 따로 바를 필요도 없이 피부가 매끈매끈 했다.

 

넷째날

 

첫 일정은 후쿠오카의 면세점부터 갔다. 왠지 가이드의 상술이 의심되는 곳이었다..-_-; 다른 분들 100만 원, 200만 원, 심지어 500만 원어치 사신 분도 계시던데 우리는 여드름이 심한 동생이 쓸 마유크림(한화로 25000원?)만 사고 돌아왔다.

 

그리고 학문의 신을 모시는 사찰이라는 텐만구에 갔는데, 여행 내내 돌아다닌 관광지에서 일본인들은 별로 없었는데 여기엔 거의 대부분이 일본 현지인들이었다. (합격기원하러 많이들 온다는 듯) 일정이 빠듯해서 대충 가족사진 찍고 100엔 넣고 제비만 뽑아보고 얼른 돌아와야 했다. 제대로 더 보고 싶었는데..ㅠ

 

그리고 얼른 하카타 항으로 이동. 앞선 면세점에서 살만한 게 없어서 항구 면세점에서 사려고 했는데 출항시간이 임박해서 대충 맨 앞 진열대의 로이스 초콜릿(약 700엔)만 겟하고 얼른 승선했다ㅠㅠㅠㅠ 아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국으로 돌아오는 건 가는 것보단 빨랐다.ㅋㅋㅋㅋㅋㅋㅋ 날씨도 좋고 파도도 없어서 멀미도 없었고 밖에 바다구경도 쬐끔 하고 예능에 드라마 하나 보니 한국 도착! 점심 땐 배에서 한식이 나왔는데 딱 봐도 조악해 보이는 김치찌개가 어찌나 맛있던지ㅠㅠㅠㅠㅠ 그리웠어 김치야! 김치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ㅅ*

 

 

느낀점

 

1. 일본인들에 대한 생각: 친절하다. 조용하다. 도쿄 같은 곳이 아니긴 하지만 길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다. 잘 몰려다니지도 않는다. 몰려다녀도 조용하다. 시끄러우면 99% 한국인이라 보면 된다ㄷㄷ

 

2. 최근 들어서 내 안의 반일감정이 증폭돼 있었는데 이번 일본여행이 증폭된 반일감정을 조금 수그러들게 만든 것 같다. 그래도 안 미워할 수는 없지만. 그리고 가이드님이... 음... 좀... 직업이 일본여행 가이드라 어쩔 수 없지만 너무 일본에 호의적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 너무 과장해서 설명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가이드님 친절하시고 좋긴 했는데 그 부분이 좀 그랬다.

 

3. 역시 집이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