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diary
2016.02.10

1. 설날 당일에 할 게 없을 것 같아서 극장 시간표를 뒤져봤는데 한 영화는 대부분의 상영관에 하루종일 매 시간마다 타임이 있는 반면에 나머지 다른 영화는 한 타임만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마저도 어떤 영화는 새벽 1시에 시작해서 4시에 끝이 난다. 이런 건 보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1-1. 유동인구가 많은 곳의 대형 극장은 여러 영화를 걸어놓고 있으나, 그 이외의 상대적으로 작은 극장들은 거의 이렇다


2. 심지어 개봉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한 타임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


3. 우리나라 영화시장이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크고 한 해에만 1억명인가 2억명인가 하여간 엄청 많이 영화를 본다고 한다. 그래서 입소문만으로도 역주행해서 흥행하는 영화들이 생기고 있고 관객들도 다양한 영화를 보길 원하고 있다


4. 관객들은 자신들의 선택으로 영화의 흥행을 주도한다고 생각하고 있겠으나 위의 사례 같은 상영행태를 보고 있자면, 사실 관객들은 멀티플렉스 극장에 의해 영화를 선택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5. 그 한 영화가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쩐지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6. 물론 예외는 있다. 비슷한 짓(?)을 했던 C*의 마* 웨이, *광구 같은 영화는 관객들의 철저한 외면과 비난으로 쪽박을 면치 못했으니까. 이런 짓(?)도 어느 정도 재미는 보장돼야 먹히는 법이다



덧붙여서

"결정장애"라는 말이 널리 쓰일 정도로 우리는 수많은 선택지들의 홍수 속에서 매 순간 고민하게 된다. 그렇지만 어떤 것은 정말로 "우리 자신이", "자유의지로", "선택(choice)"한 게 맞는 것일지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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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며칠 전에 트위터에 장황하게 썼다가 지운 건데, 검**전 스크린 독과점 의혹 기사 읽다가 생각나서 블로그에 복기+첨언해 봤다. (물론 트위터에 썼던 게 더 좋았던 것 같다ㅠㅠ)

2. 설 당일에 보려고 했던 영화는 귀차니즘으로 결국 안 나갔다. 그 다음 날에도 안 갔다.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