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알게 되면, 결정을 해야 한다.
첫째, 계속 부인한다.
아니면 둘째,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 넷플릭스-마블 드라마 <제시카 존스> 中
내 일도 아닌 일로 며칠 동안 속만 끓이다가 엊그제 터트리고 친구 불러서 고깃집에서 혼자 참이슬을 자작했다. 친구랑 같이 마시고 싶었지만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눈도 쏟아지고 눈길에 차까지 끌고 온 친구에게 마셔주라고 할 순 없어서 친구를 앞에 두고 혼자 술을 술술 넘겼다. 그리고 얘기를 하며 울었다. 앞, 뒤, 대각선에도 사람들이 있었는데ㅠㅠ 눈화장도 다 번졌...ㅜㅜ 시발. 그리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 사이즈 한 잔, 오면서 술 깨겠다고 편의점 들러서 따뜻한 카라멜 마키아또 캔커피까지 마셨더니 술이 깨기는 커녕 카페인 때문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뇌가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어서 도대체 그렇게 쏟아지는 눈 속을 어떻게 뚫고 집에까지 왔는지, 집에 와서는 어떻게 화장 지우고 씻었는지(...) 이제 와서 컴 앞에 앉아 이렇게 쓰고 있자니 참;;; 나의 의지력이란 ㅋㅋㅋㅋ.... 소주 한 병을 다 마신 건 아니고 두어잔 정도 남긴 것 같은데 (그 1시간 동안 혼자 다섯 잔 정도 마셨나 봄...)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도저히 맨 정신으론 견디기 힘들 것 같아 알콜에 의지했지만, 역시 술은 많이 마실 게 못 되는 것 같다. 당분간 또 절주해야지. 그냥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사먹을 걸, 왜 카페인을 또 들이켰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는 일...
그래도 알콜도 들이키고 누군가한테 털어놓고 울어서 그런지 좀 나은 것 같다. 지나고 보니 좀 쪽팔리긴 하지만ㅋㅋㅋㅋㅋ.... 어려운 얘기 들어주고, 눈물 콧물 쏟아내는 나와 함께 해준 H, 참 고맙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