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이 떠돌아다니는 주인공의 모습보다 꿈과 이상을 접고 차가운 현실을 떠돌아다니는 주인공의 친구들의 모습이 더 인상 깊었다. 하나 같이 스스로 빛나고 개성 있던 사람들이 현실에 물들어 누가 너이고 나인지 구분 할 수 없게 되는 듯 하다. 나이가 들면, 결혼을 하게 되면, '안정'이라는 것을 꾀하게 되면 다들 그렇게 되는 것일까.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마치 나는 그대로 서 있는데 나 외의 모든 것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다. 아마 나도 주인공과 같을 것이다. 주인공이 친구들을 바라보는 모습처럼 나도 내 친구들에게서 그렇게 느끼게 되겠지. 그리고 내 친구들은 나를 철 없고 염치 없는 사람으로 볼테고. 슬프고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