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호텔 방에 짐을 옮겨두고 강연회가 열리는 장소까지 내려왔다. 그런데 너무 일찍 도착해서 카페에 앉아 기다려야 했다. "너에게 주고 싶은 것이 있어." 그가 조그만 붉은 주머니를 건네며 말했다. 주머니 속에는 오래되어 녹이 슨 메달이 들어 있었다. 한쪽 면에는 자비로운 성모가, 다른 면에는 예수의 성심(聖心)이 새겨져 있었다. "그거 네 거야." 내가 놀라는 걸 알아채고 그가 말했다. 마음속에서 다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이던가, 지금처럼 가을이었지. 우리가 열 살 때였을 거야. 너와 함께 커다란 참나무가 있는 광장에 앉아 있었어. 나는 네게 뭔가를 말하려고 했었지. 몇 주 동안 계속 연습했던 말이었어. 하지만 내가 말을 막 시작하자마자, 네가 메달을 잃어버렸다고 했어. 산사투리오의 ..